니코동을 가면 참 기기묘묘한 사람들이 다 있죠.
개중에는 숨은 능력을 니코동에 쏟아 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기도 하죠.
실제로 전세계적인 인터넷 UCC 열풍을 생각해 보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많지 않냐마는
일본의 경우 니코니코 동화라는 일개 하나의 사이트에서
전국의 UCC 열풍을 주도하는 걸 보면 많은 생각이 듭니다.
과연 저 능력은 어떻게 키운 건지,
그리고 어떻게 해서 인터넷 공간에서 그걸 발산하게 된 건지,
그리고 현실 속에서 저 재능을 발휘할 기회는 없었는지,
그리고 없었다면 누가 왜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막아 놓았는지……말이죠.
이런 문화의 발달이 없었다면 위에 올려놓은 쟤(미쿠)같은 캐릭터와 프로그램의 확산이
원활하지 못했겠죠.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니코니코 조곡과 유성군도 같은 맥락에 있는 물건입니다.
왼쪽은 조곡 니코니코 동화로 2007년에 작곡했고,
오른쪽은 니코니코 유성군으로 2008년 올해에 작곡했죠.
둘 다 しも(시모)라는 사람이 작곡한 짜집기 이음곡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모두 저 사람이 만든 조곡 시리즈에 들어가기도 하고요.)
차이점은 수록곡이랑 곡의 길이, 겹치기 여부 등입니다.
(니코니코 유성군은 겹친 부분이 심하게 많죠.)
그리고 유성군 쪽에 유독 동방프로젝트 관련 노래가 많고요.
재미있는 건, 유성군에서 쓰인 노래의 1/5 가량이 조곡 수록곡의 재활용이라는 점이죠.
말고도 시모라는 사람이 지은 조곡 시리즈는 이외에도 더 있습니다.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은 니코니코 조곡과 유성군 중에 참한 것을 집어서 올린 동영상입니다.
(덧붙여 노래 자체는 저작권 위배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이 관련 영상이나 원곡을 겹친 매드무비 등은 저작권 문제가 있다고 하죠)
덧붙여 조곡과 유성군의 음악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左-조곡) (右-유성군)
에이전트 밤을 다녀가요 니코니코 동화 시보
맑게 맑게 유쾌하게 Star rise
환부에서 멈추고 바로 녹는다 잠·도망·쳐서·리셋
Help me, Erinnnnnnn! 참 잘했어요☆센세이션 and Caramelldansen
Nowhere 커비의 쿠루메 레이스
크리티우스의 엄니 Nowhere
Gong 치타맨 테마
숲의 버섯을 조심 Ievan polka
Butter-fly 발랄라이카 and 야라나이카
붉은 맹세 남녀
에어맨이 쓰러지지 않아 몬태규로가와 캐퓰릿가
용기 VS 의지 I’m loving it
언인스톨 The last wolf suite
새의 시 클리어 때까지 잠 잘수 없어
you 미래에의 포효
마리사는 엄청난 것을 훔쳐갔습니다 에어맨이 쓰러지지 않아
추억은 억천만 Melt
God knows… 경단 대가족
가져가! 세일러복 바람에의 동경
가챠가챠 헤르츠@라디오 눈, 무음, 창문에서
창성의 아쿠에리온 you
두 사람의 모지핏탄 마리사는 엄청난 것을 훔쳐갔습니다
츠루펫탄 U.N.오웬은 그녀의 것인가?
Here we go! 나를 신부로 삼아요
True my heart 추억은 억천만
Kiss my lips 맑게 맑게 유쾌하게 and Nar ni tar saken i egna hander
Rodeo machine God knows and Joint
Dragon quest 서곡 해독불능 or The happy escapism song
Final fantasy 퍼펙트 스타·퍼펙트 스타일
가챠가챠 큐트 피규@메이트 환부에서 멈추고 바로 녹는다
그 녀석이야말로 테니스의 왕자님 Help me, Erinnnnnnnnnn!
렛츠 고! 음양사 리틀 버스터즈!
사쿠라사쿠라 1000% Sparking and 용기 VS 의지 or 그 녀석이야말로 테니스의 왕자님
<Null> 에이전트 밤을 다녀가요
<Null> 네이티브 페이스
<Null> True my heart and 케로 ⑨ 데스티니
<Null> 얏타(YATTA-해냈다)!
<Null> 미쿠미쿠하게 해 주겠어
<Null> 렛츠 고! 음양사
<Null> G선상의 아리아
여기에 여러가지 배리에이션이 존재하지요.
<Nowhere>에서는 <사랑의 미쿠루 전설>을 부르는 사람도 있었고, (저 같으면 <뚤훍뚤훍뚥>을 부르겠습니다.)
<1000% Sparking>에서는 무장연금의 <붉은 맹세>를 부르는 사람도 있었죠. (이사지라던가)
일단 이 노래의 경우 합창 영상은 기본으로 나오고(그것도 국가 단위로 합작을 하는 경우가 많죠),
실사 댄스 영상이나, 여러가지 악기 연주를 통해 찍은 영상도 많습니다. 보컬로이드판도 있죠.
최근의 경우는 유성군 쪽의 인기가 더 성한듯 합니다.
이 노래의 붐은 급기야 슈퍼패미콤 전자동 마리오나
관현악판까지 만들어 냅니다.
그 외에도 ‘조곡’ 이나 ‘유성군’ 을 ‘니코니코’ 옆에 붙여 검색하시면 여기에 올리지 못한 수많은 영상이 등장할 것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현재까지 자국의 전통 악기(특히 동양)로
해당 노래를 연주한 사람은 찾기 힘들다는 겁니다.
물론 개별 곡 중에서는 중국 13현금으로 아이들의 시간 닫는 노래인
<참 잘했어요☆센세이션>을 연주한 경우처럼 어느 정도 사례를 찾을 수 있지만,
유독 유성군이나 조곡처럼 더 잘 알려진 노래는 아직 사례를 찾기 힘든 것 같습니다.
어쩌면 니코니코 조곡과 유성군 속 일본 문화의 강세에
자국의 문화를 끼워 맞추지 않고자 하는 문화적 자존심의 영향 같습니다.
실제로 니코니코 조곡의 <드래곤 퀘스트>나 <파이널 판타지>가 나오는 부분에서
일본 국가인 키미가요(君が代) 가사를 붙인 것을 보고 유쾌해할 외국인(특히 중국인이나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요.
(자국 내 아이누인이나 류큐, 심지어는 야마토인에게도 까이는 노래의 가사를 말이죠)
게다가 아시아 일부 국가와는 전쟁 책임이나 식민 지배 문제도 얽혀 있고요.
그런 점에서 일반적인 관현악에서의 악기나 기타, 드럼 등 대중음악 악기 이외에
비파, 해금,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자국(우리 나라라던가)의 전통 악기로는
일본 UCC 모음곡을 연주하는 것이 꺼려지는 듯 합니다.
이 포스트를 쓰는 저도 세종이 창안한 유량 악보인 정간보에다가
니코니코 조곡과 유성군을 옮겨 적고 있지만,
적으면서도 조상님들, 특히 세종 대왕께 죄책감을 느낍니다.
(니코니코 조곡은 일본에서 나온 노래인데, 조선은 일본에게 망했으니까요.)
심지어 정간보마저도 일제에 의해 묻혀 버릴 뻔한 걸 생각해서,
채보를 끝내고 PDF화를 기다리고 있는 니코니코 조곡 정간보판에는
키미가요가 들어간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 부분을 채보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조상님들에 대한 죄책감이 정간보 속에서 미처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니코니코 유성군의 채보까지 끝내면 다음 할 일은
태평소 등으로 두 노래를 연주해서 UCC로 올리고 싶다는 말을 지난 근황 포스팅에 올린 적이 있었죠.
이번 기회에 국악기에 대해서도 조금 더 알고, 세종의 정간보에 대해서도 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이상 영산백(映傘伯)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