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로이드 노래와 관련해서 포스트를 따로 올리기는 처음인 것 같군요. 위젯으로 보컬로이드 플레이어가 달려 있긴 하면서도 보컬로이드 이야기를 거의 한 적이 없다라….
보컬로이드라는 컨텐츠 자체가 생명력이 굉장히 긴 것 같습니다. 지난 9월자로 보컬로이드 2세대가 세상에 나온 지 2년을 딱 채웠죠. 하지만 코믹월드나 니코동 등에서는 아직까지도 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보컬로이드 곡은 쏟아져 나오고 있고요. 특히 신 캐릭터를 공개하는 주기가 길다는 사실은 크립톤 사의 마케팅 테크닉이 얼마나 교묘한지센스 있는지 알게 합니다. (대략 1년) (어쩌면 그게 센스가 아니라 프로그래밍 기간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요.)
(출처는 여기.)
그 중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보컬로이드인 메구리네 루카와 관련해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이 친구의 노래인 더블 래리어트에 대해서요.
원래 더블 래리어트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장기에프 아찌의 기술입니다. 주먹을 약-중-강 함께 누르면 나가는 심플한 기술이죠. 지난 행퀘 유저의 잡담 포스트에서 보셨으면 알겠지만 양 주먹을 들어올리고 빙글빙글 도는 게 바로 더블 래리어트입니다. (여기서 양 팔을 더 들어올리면 더블 래리어트가 아니라 부채춤이 되죠.)
루카의 노래 더블 래리어트에는 ‘다른 친구들보다 더 잘 돌아보고자 노력했다‘라는 주제가 노래 밑에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루카가 팔을 뻗을 수 있는 범위는 점점 넓어지게 되죠. 처음엔 반지름 85cm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250cm, 5200cm, 그리고 마지막에는 6300km….
(6300km면 서울에서 직선 거리로 모스크바 근처까지 가는 거립니다!)
개인적으로 루카의 경우 다른 보컬로이드보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또는 보컬로이드 히트 당시의 열기보다 조금 식은 때에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크게 와닿는 노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입대 전에 들은 이 노래는 다른 노래, 아니 다른 보컬로이드들의 어떤 노래보다 더 강하게 제 인상에 남는군요. 왜냐하면 이 노래의 핵심 기저인 노력과 근성이 사람을 감명 깊게 만들었기 때문이죠. 특히 저처럼 군복무를 하면서 좌절감을 많이 느끼거나 크게 자조할 때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가 없죠.
…잘 모르시겠으면 아래 영상을 참고해도 좋습니다. 사실 저도 이 영상을 보고 크게 와닿은 것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것들은 뽀-너스.
붙임 1. 저는 이 노래가 경찰학교 시절부터 땡기더라고요.
붙임 2. 원곡(니코동의) 영상에서는 원조 더블 래리어트를 하시는 장기에프 아찌와 해거 사장님도 지나갑니다. 이 이외에도 일시정지를 하고 조금 기다리면 다른 보컬로이드 친구들이 난입한다고 하네요.
전 귀찮아서 안 찾았(…)
붙임 3. 이 노래 생각해 보니까 일곱 빛깔의 니코니코 동화의 한 대목이기도 하네요.
전 목소리만 듣고 루카가 아니라 렌 목소리인줄 알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