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류큐 관광 항로를 저가 항공사가 넓혀보는 건 어떨까요.

좁은 류큐 관광 항로를 저가 항공사가 넓혀보는 건 어떨까요.

노들 영산

Spread the love

한반도 정남방으로 남해를 가로질러 가면 나오는 류큐(오키나와)는 지리적·역사적·정치적·문화적으로 우리와 매우 가까워서, 매력적인 해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적도와 가까워 반도에서는 좀 빈약한 열대 분위기를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고, 겨울에는 반도보다 따뜻해서 대표적인 피서·피한 관광지로도 유명하죠. 묘하게 BLOOD+나 바다이야기~당신이 있어준 것~같은 작품 때문에서라도 많이 찾는 관광지이기도 하죠?

보통 한국에서 류큐를 갈 때는 인천공항에서 나하 공항을 오가는 직항편을 이용합니다. 류큐(오키나와 현)의 국제 공항이 나하 공항 하나뿐이기 대문이죠.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이 인천-나하 항로를 취급하는 항공사를 보죠.

매주 일요일, 수요일, 금요일 해당 시각에만 출발하는군요. OZ는 아시아나고요, NH는 전일본공수입니다.
그리고….

이걸 바로 과점이라고 하죠.

왕복 항공비의 경우도 나하보다 먼 푸껫, 싱가폴도 50만원대고, 대한항공과의 맞씨름이 벌어지는 일본 본토의 도쿄나 오사카 같은 곳도 50만원을 잘 안 넘기는데, 유독 나하만 시종일관에 일편단심 70만원을 웃도는 왕복 항공료로 제대로 독과점 인증을 해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천 나하 항로는 한(韓)-류(琉)간 비교문화 관광 차원에서도, 레저 관광 차원에서도 잠재력이 굉장히 높은데도 별 빛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10톤짜리 물탱크에 주사기 호스로 물을 채우고 있다는 느낌이 팍팍 듭니다.
어차피 종전 국내착발 국제 항공 항로 시장의 모양새를 보노라면 열이면 열 대한항공 아니면 아시아나였긴 하지만 유독 인천-나하 직항편만은 그나마 실끝이라도 있었던 다른 항공사와의 경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돼가지고는 앞서 말한 한-류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가 어렵죠. 아시아나 입장에선 신경을 꺼버리고 별 투자를 안 해도 챙길 건 다 챙기는 셈이니까요. 목마른 친구들이 우물 파게 되어 있다는 심보랄까ㄱ-?
그렇다면 이대로 끝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기에는 틈이 있습니다. 바로 저가 항공사가 그 카드가 될 수 있죠.

저가 항공사는 단거리 항로를 위주로 불필요한 서비스와 비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 대형 항공사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속속들이 채워나가고 있죠. 실제로 현재 취항하고 있는 제주항공 같은 경우 일본의 오사카, 후쿠오카, 나고야 같은 곳을 노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곳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기존 일본향 항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류큐의 경우 다른 동남아권 휴양지보다 거리도 가깝고, 문화적 차이도 크지 않은데다가 청정 자연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크죠. 그러니 바캉스 시즌에 맞춰 현재의 아시아나의 인천-나하 왕복편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을 제공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류큐 관광에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한-류 교류의 길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동아시아학에서 불모지로 남아 있던 한국-류큐 비교 연구도 활성화될 수 있고, 한국-류큐 학계의 교류도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죠. 또한 류큐인들에게는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관광 매력(강원도에서의 겨울 레포츠나, 현재 아시아권에서는 유일한 슬로시티라거나, 2차대전 종전 이후 류큐와는 180도 다른 근대사를 간직한 역사 관광이라거나 하는 것들이 그 사례가 될 수 있겟죠.)을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정말 윈-윈 전략이 아니라고 할 수가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