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철도의 마지막 봉금 해제-최후의 100일을 앞두며.

노들 영산

인천공항 철도의 마지막 봉금 해제-최후의 100일을 앞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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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말에 인천공항 철도의 봉인구간이었던 김포공항 이후 시내 구간(김포공항-서울)이 개통하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는 말을 드리기 전에, 마지막 결산을 한 번쯤 하면 좋겠다는 점에서 몇 자 두드려 봅니다.

솔직히 공철의 패인은 6년 앞서 완성된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아우토반화와 그로 인한 리무진 시스템의 완성이 크죠. 처음부터 지고 나간 거랄까요?

ㄱ. 공철 주식회사가 작년 말엽에 결국 코레일한테 먹혔죠.

진짜 여러 의미로 대한민국에서 민자 교통 산업이 얼마나 막장으로 치닫을 수 있나 보여준 하나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회사 인사 편성부터 수요 예측, 건설비 조달에 운영까지 순 엉터리. 사실 우리나라에서 민자 사업을 하면 수요조사의 60%는 뻥인 게 그간 암묵의 룰(?)처럼 이어져 왔는데, 인천공항철도는 경영 마인드+인천공항 고속도로의 수요 강탈이라는 상황+인천공항 자체의 수요가 적은 상황이 한꺼번에 맞물려 노선 개통 2년만에 나비도 되지 못하고 죽어버린 번데기처럼 스러져 갔죠. 

여기다가 민자 아니랄까봐 지나치게 높은 비용까지 딴지를 걸며 코레일의 인수로 가격 인하를 부르짖는 사람도 있습니다.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간 광역·특송 도시철도는 개뿔이나 줘버리고 무조건 도시철도=지하철이라는 수도권 대중교통 수요·공급자의 그릇된 개념 정의를 더 나무라야 맞아요. 다른 곳도 아니고 국제공항 가는 교통편인데, 그리고 대체재인 리무진도 이 가격의 2배 가까이 하는데(직통인 경우 더 심하죠)이 정도면 나름 머리를 굴린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겠습니다.

아, 물론 이것이 현재 공철의 가격이 합당타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 노선은 순수하게 공항과 시내를 이어주는 익스프레스의 기능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ㄴ. 공철의 또 다른 문제는 타 노선과의 환승이죠.

아시다시피 공항을 가는 사람은 비행기를 타려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짊어지는 짐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짐들로 인해 떨어지는 기동성에 환승 난이도까지 올라가면 사람들은 피곤해하겠죠. 하지만 앞으로 이 노선과 환승역이 될 역들의 상황을 보면 김포공항역을 빼고는 한숨만 나옵니다. 특히 서울의 대동맥 2호선과의 연계라는 중대한 임무를 띤 홍대입구 같은 경우는 2호선 역사와의 거리가 삼백 미터 가량 벌어져 있고요.

이것은 공철의 설계 미스라기보다는 기존 1기 지하철들의 선견지명이 모잘랐던 것을 아쉬워해야 맞겠네요. 그런 점에서 이후 노선과의 연계는 설계 당시 상당히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사료됩니다. 특히 9호선 공항철도와의 연계는 도쿄 지하철의 아카사카미츠케역처럼 방향별 복층 섬식으로 동양 최강의 개념환승을 꾀하고 있죠. 9호선이 동작역이나 고속터미널역같은 곳에 무빙워크를 깔아서 승객들의 불편을 줄였던 것처럼, 트렁크 가방을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무빙워크, 에스컬레이터 등으로 환승통로의 압박을 줄여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ㄷ. 공철에서 짐들을 어떻게 싣느냐도 문젭니다.

일단 시종점인 서울역에서는 수하물을 별도 적재해서 그대로 인천공항역까지 가는 시스템을 구축했더군요. 칭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그 외의 중간역에서 탈 때가 문젠데, 이상하게도 이 노선의 완행 객차에는 짐을 실을 수 있는 상부 거치대가 없습니다. 또한 인천공항역에 도착해서도 문제죠? 수속 게이트에서 역사가 굉장히 머니까요.

아마 조금만 신경을 써 준다면 칸별로 수하물 공간을 별도 지정해서 짐을 놓게 하고, 인천공항 내에서는 공항역사-게이트 간 식물원 통로(본디 공항 경전철이 들어가려고 했던 공간이죠)에 컨베이어 벨트를 깔아서 움직일 수 있게끔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기에 수도권 각지의 전철역 입구에서 공항 이용 승객을 위한 승강시설도 비치해 준다면 금상첨화겠죠? 특히 자회사가 코레일 소속인만큼 못 해도 코레일 구간만큼은 챙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꼴리는 대로 몇 자 두드려 적었습니다만, 사실 이전부터 계속 나오던 잔소리의 리플레이에 불과합니다. 개통을 눈앞에 둔 코레일 공항철도, 공기업+사기업의 절묘한 합체이니 이번에야말로 기대해봄직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