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큐어 단상-하트캐치 프리큐어 오프닝을 보며.

노들 영산

프리큐어 단상-하트캐치 프리큐어 오프닝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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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을 처음 접한건 휴면 1일차인 어제고, 노래를 처음 접한 곳은 태고의 달인 DS 두두둥 요괴대결전에서입니다.

그리고 프리큐어 자체를 처음 접한건 04년도-그러니까 특목고 열풍이 열병처럼 퍼졌을 때죠.
처음엔 동년 OS땅 보관고의 98땅 합성 사진으로 접했고, 나가사키의 모 호텔에서 저 친구들이 그려진 여아용 수첩을 처음 봤죠.

ㄱ. 처음 이 친구들이 나왔을 때는 변신소녀물 주제에 무기도 안 한다는 설정이었죠(정확히는 최소한으로 격하). 다시 말하면 사상 초유의 순격투계 변신소녀물이라는 소리인데, 마침 전투소녀 모에였던 저는 이 특징에 주목을 했습니다.

傘)어, 괜찮은데? 간만에 변신소녀물 중에 진짜 괜찮은 게 나왔나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해당 작품을 구할 길이 없더군요. 덕분에 한참을 절망한 기억도 납니다. 게다가 시기도 시기였던 만큼…# ☜참조
베스트 아니메에선 이상하게도 수 년 동안 프리큐어 페이지를 만들지 않아(현재는 시리즈별로 모두 존재) 이 작품의 의의와 가치(!)
를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간만에 코믹월드를 가서 프리큐어 동인지를 사 봤더니, 저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생각보다 많더군요. 특히 처음엔 보지 않으려다가 1화만 잠깐 보고 뻑가서 봤더라(…)는 에피소드가 일품이었습니다.

2006년에 첫 시리즈 ‘두 사람은 프리큐어’를 SBS에서 정방해 줬죠. 허나 당시엔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보지 못하겠더라고요.

ㄴ. 2006년 아유미님의 큐티 허니(…)열풍이 불면서 나가이 고의 큐티 하니에 눈이 갔고, 모 블로그에서 변신소녀물의 역사를 다룬 포스트를 흥미 있게 읽어 봤습니다. 여기서 지금까지 기억나는 부분의 핵심은 99년을 끝으로 더 이상 의미 있는 변신소녀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2000년대가 모두 간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저 내용을 수정해 보자면,
2000년대의 가장 의미 있는 변신소녀물은 바로 프리큐어다.
라고 고치고 싶네요.

왜 그럴까요? 이 작품은 중학교 미만 여자 아이들이 가진 여성상의 동요(動搖)를 말해주고 있거든요. 우선 무기에 의존하지 않고, 여성끼리의 갈등과 우정을 흥미 깊게 다루고 있고, 스패츠라는 활동량 넘치는 아이템을 활용해 여성의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것이 프리큐어의 큰 특징이니까요. 기존의 변신소녀물에서도 거친 여자(웨딩 피치의 히나기쿠처럼)와 같은 적극적 캐릭터는 존재했지만, 대부분을 마법 혹은 무기에 의존하였고, 남성들의 삼각 관계에 말려드는 패턴이 많았고, 과연 저것이 전투 태세를 갖춘 것이 맞나 의심스러운 모양새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프리큐어는 종전의 이런 패턴을 벗어던지면서 기존 여아 대상 캐릭터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킵니다. 동시에 여아들의 여성관도 변하게 되었죠. 더군다나 이 작품이 가면 라이더와 같은 특촬·전대물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수요 저항이 강했던 남성층도 포섭할 수 있었습니다.

어찌보면 여성들의 특촬·전대물로의 포섭도 유도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래서인지 이후 나오는 변신소녀물에서는 남성층을 끌어들이려는 시도가 굉장히 많이 드러납니다.

ㄷ. 이 작품의 메인 타겟은 초등 6학년까지의 여성과 고등 1학년부터의 남성입니다. 중학생이 메인 타겟에서 열외당했군요.
…근데 더 웃기는 것은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대부분이 중딩이란 겁니다. 뭐야 그럼 캐릭터랑 수요층이랑 감정이입이 안 되잖아-_-+

ㄹ. 제 친구놈 중에 피부가 굉장히 검은 놈이 있는데, 또 뽀샤시를 찍은 사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랑 합성 병림픽을 했는데, 마지막이 나기사랑 호노카 사진에 블랙이랑 화이트를 대입한 거였습니다.
그전에도 저랑 친구는 각자 하레와 구우 오프닝에 나오는 곰에 합성을 한다던가, 이순신이랑 합성한다던가, 이효리 얼굴에 제 얼굴을 넣는다던가 (이하생략)

지금 생각하면 손발만 신나게 오그라듭니다. 이 짓도 참조 포스팅 시절의 그 때군요.(…)

ㅁ. 최신작 하트 캐치 프리큐어는 어째 변신소녀물의 매뉴얼인 초대 큐티 하니의 복고 같습니다.
레드-블루로 나뉜다는 것도 그렇고(본디 일본 아동물의 컬러 사용이 레드-블루-그린이지만), 가사 자막도 그렇고….
셀 편집의 방식도 Re:큐티하니의 방식과 비슷하군요. 오프닝 장면 중에서도 그 부분을 오마쥬한 부분이 있고요(적들을 헤쳐 나간다거나, 마지막 컷에서 칼날 휘날리는 효과음이라거나).

매 시리즈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프리큐어 시리즈의 또다른 도전일까 생각해 봅니다. 창의력은 옛 것에서 힌트를 얻는다고도 하잖아요?

ㅂ. 이 작품은 어지간한 변신소녀물 시리즈보다 오랫동안 버티고 있습니다. 시리즈 시즌마다 패러렐 월드를 끼워 넣어 식상함도 줄이고 있고, 비슷하게 패러렐 시리즈가 많았던 디지몬 시리즈에서의 실패도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고.

사실 프리큐어도 수요 손실이 없지는 않습니다. 초대쯤부터 작품을 보기 시작해 온 초딩 여자아이들이 2차 성징을 시작하면서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프리큐어 수요층에서 하나 둘씩 이탈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저출산·조기성숙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여성층 수요보다 변태라는 이름의 신사 하나씩을 재우고 있는 남성층을 더 의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만약 일본에서도 징병제를 실시했다면, 그리고 그로 인해 전환복무를 핑계로 경시청이나 해상보안청에도 전의경을 뒀다면, 내무실 TV에 나오는 프리큐어의 활약을 보고 환호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게끔 프리큐어 시리즈의 사병·전의경 타게팅을 생각해 볼 수 있었을텐데요. 아쉽습니다.(퍽퍽퍽퍽퍽)

막동은 보너스 디저트

(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