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작성일 : 2011년 2월 17일 16시 40분경
최종 수정일 : 2016년 9월 22일 4시 5분경
(5년 넘게 미완성으로 남은 글이었는데 완성 방향이 무엇이었는지 실전되었네요. 일단은 이 정도로 이 포스트를 일단락짓고자 합니다. 어차피 극장판까지 진도가 나가 버렸고.)
우로부치 겐이 각본 작가로 있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이하 ‘마셋’)의 내용이 금년 들어 엄청난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의 입도마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부분은 주인공 일행의 아름다운 선배 토모에 마미의 참혹한 죽음일 겁니다.
[#M_주의! 다음은 혐짤입니다. 그래도 보시려면….|또 보게? ㄱ-|
그러길래 내가 뭐랬어….
_M#]
해당 장면은 그동안 최강의 능력을 보여 주었던 든든한 선배의 추락이라는 충격과 함께 너무나도 이른, 그리고 갑작스러운 변(變)이라는 상황이 겹쳐 더욱 안타까운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팬들은 이런 마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는지 해당 대목이 나오는 3화의 방영 이후 마미의 팬 아트를 대량으로 쏟아내는가 하면, 마미의 죽음과 관련된 제작물들을 수없이 찍어내는 등 범세계적으로 애도의 한 마디와 부활이라는 허황된(?!) 기대를 외치고 있죠.
그리고 스토리 담당인 우로부치 겐은 비난의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전작들에서 매우 우울한 분위기의 연출을 선보인데다 마법소녀라는 이름을 내걸고 잔인한 고어물을 만들었다는 양두구육의 태도를 보여 또다시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죠. 덕분에 마미의 재등장을 바라는 동시에 3화와 같은 식의 전개를 하지 말라는 아우성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토모에 마미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경거망동, 부화뇌동,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로부치 본인이 토모에 마미의 역할에 대하여 짤막하게 언급한 적도 있고, 동작가 작품은 아니지만 이미 본 작품이 나오기 얼마 전에 완결된 작품인 엔젤 비트(Angel Beats!)에서도 이러한 식의 스토리가 전개되었거든요. 그럼 마셋의 마미와 견줄 인물은 누구일까요? 바로 작중 양동작전 대응 록그룹 걸즈 데드 몬스터(이하 ‘걸데모’)의 메인 보컬인 이와사와 마사미입니다.
작중 이와사와는 현생에서 음악의 꿈을 키워 왔으나 부부 싸움에 휘말려 머리를 다친 후유증으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생의 부모는 이와사와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이와사와는 외로움 속에 떨며 음악의 꿈을 키워 갑니다. 그리고 죽은 뒤 사후세계 전선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록그룹인 걸데모에서 뛰어난 가창력과 연주력을 선보이는 등 전선에 지대한 활약을 합니다.
그러다가 엔젤 비트 3화에서 NPC 교사에 의하여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할 때쯤, 이와사와는 어느 그룹원의 도움연주를 받지 않는 솔로로 ‘My Song’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자신이 현생에서 이루고자 했던 것이 음악에의 길임을 깨닫고, 연주가 끝나면서 사후세계에서 성불하여 사라져 버립니다.
이러한 이와사와의 모습에서 시선을 다시 마셋으로 돌리면, 우리는 이와사와의 마지막 순간과 마미의 아름다웠던 마지막 모습을 겹칠 수 있습니다. 이와사와와 마미 모두 외톨이라는 시련 속에 내던져졌고, 기나긴 몸부림 끝에 1쿨짜리 애니메이션에서도 극히 초반부인 3화에서 소멸하며, 그렇게 되기 직전까지 각각 후배(마법소녀)들과 사후세계 전선의 모두에게 부끄럼 없는 모습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멋진 활약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와사와와 마미는 모두 자신의 소망을 이루는 데 성공했고, 여기에 다른 이들을 인도하는 리더로서의 모습도 보여 줬죠. 소멸하면서 이들이 담당했던 것들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만 마미의 죽음에는 모두가 두려워하고 맥박이 가빨라지는 것과 달리 이와사와의 성불 앞에서는 많은 이들이 오히려 평온해하여 대조를 이뤘죠? 이유는 이와사와의 성불은 깨달음의 결과로 나온 사후세계에서의 탈출이었고, 나중에는 나머지 멤버들조차 이와사와의 성불이 옳았던 것임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이 이어졌으니까요. 마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미련을 버리고,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는 해당 에피소드의 제목처럼 죽음 앞에서 숙연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집착의 끈을 그만 놓아주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그 대신 마미의 죽음이 결국 숭고한 것이었고, 그녀의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니었다는 내용을 확인하려면 결국 나머지 스토리를 짜는 우로부치의 양 어깨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문제죠.
하지만 우로부치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죠? 뭐 결과적으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