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날처럼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공간을 나뒹굴던 영산,
그는 엔하위키나 둘러볼까 하는 생각에 엔젤하이로 웹으로 들어간다.
언제나 재미있는 인장으로 모두를 기다리는 엔젤하이로는
그 날도 어느 인장으로 영산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짤방이 영산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하여 영산은 어처구니 없는 말도 안 되는 결심을 시도한다.
“마녀들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2인분짜리 토모에 마미, 제가 직접 한 번 요리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게 무슨
원작과는 달리 이런 괴악한 내용은 대체 어떤 경위로 만들게 된 것일까.
우리는 영산을 긴급 구속하여 사건의 경위를 알아보았다.
이 과정에서 영산은 다음과 같은 재료를 말하였다.
「우선 기본으로 손 하나만한 단호박 하나와,
고구마 600그램짜리 1개, 쌀 200ml을 썼습니다.
그리고 밥 짓는 물 만들려고 다시마 3조각, 멸치 1마리를 썼고,
데코레이션으로 계란을 3알, 메추리알 2알, 어묵 2조각,
김밥김 1장, 상추 1장, 당근 600g 한 개, 피망 한 개를 썼죠.」
그리고 우리는 물어보았다. 도대체 어떤 순서로 이런 괴작을 만들었냐고.
「단호박은 1/4 되는 높이에서 잘라 뚜껑을 만든 다음 속은 파내고 뚜껑은 남깁니다.
그리고 고구마를 껍질을 벗긴 채로 깍두기처럼 썰었으며,
멸치다시마물을 15분 동안 우렸죠.
그리고 씻은 쌀을 고구마랑 같이 호박 속에 넣고 멸치국물을 잠길랑 말랑 하는 수준으로 넣고요.
그런 호박은 뚜껑 덮고 40분동안 쪘죠.」
그게 다가 아닌 것 같아서 우리는 영산을 추궁했다
「그 동안 저는 메추리와 어묵을 3분 동안 데친 뒤에, 메추리는 껍질을 까고 어묵은 조각을 냈죠.
그리고 김은 반찬으로 먹는 걸 미리 꺼내 놓고,
당근과 피망을 수직으로 썰어놓고 상추를 씻어서 채썰었습니다.
계란은 흰자랑 노른자를 따로 풀어서 각각 겹지단을 만들었고요,
고구마 남은 것은 맛탕을 볶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심심하지 않으라고 간장 종지도 만들었죠.」
우리는 영산이 말한 겹지단과 맛탕, 간장 종지가 무엇인지 몰라 추궁하였다.
「겹지단은 계란물 푼 것을 넓게 퍼뜨려 전을 구운 뒤에
모포를 말듯이 차곡차곡 말아간 다음,
모포 반대편에 계란물을 또 풀어서 반대로 말아가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맛탕은 기름을 두르고 고구마를 뿌린 다음
팬을 한 쪽으로 기울여 고구마를 살짝 튀기다가
설탕을 뿌려가면서 볶아가는 겁니다. 마지막에 물엿으로 마무리를 해도 좋고요.
간장 종지는 간장 3숟가락, 고춧가루 1숟가락,
참기름 반 숟가락, 깨 반 숟가락, 식초 한 숟가락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무엇인가 미심쩍었던 우리 형사반은 조리 과정 하나를 물었다.
문제가 되었던 조리 과정은 바로 호박을 찌는 과정이었다.
이에 우리는 이 호박 속 내용들이 제대로 익지 않았던 사실을 시인하냐고 물었다.
「시인합니다.」
이에 우리는 마지막으로 저런 형태로 데코레이션을 행한 것을 시인하냐고 물었다.
「시인합니다.」
잘못을 뉘우칠 기색이 보이지 않고 뻔뻔하게 시인한다는 말만 반복한 우리는 밤중에 와서 쉰 밥 한 덩이도 먹지 못해 배고플 영산을 위해 야식으로 코렁탕을 먹여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지시사항을 하달하고, 영산을 귀가조치하였다.
하나. 고구마와 쌀은 호박 속에 넣기 전에 미리 된밥으로 쪄서 집어넣을 것. 원래 밥 하던 수준으로 물을 부어 놓으면 호박의 수분 때문에 밥이 질어진다.
하나. 고구마 이외 대추, 호두, 밤, 콩을 넣어서 먹을 것을 많이 넣을 것.
하나. 호박 속을 한가득 채우지 말고 적당량의 공간을 두고 찔 것.
하나. 메추리알과 어묵은 가능한 더 작은 조각으로 잘라 꼬챙이에 꽂아서 마무리할 것.
하나. 김밥 김에 밥을 얇게 펴서 계란 지단을 다진 것과 볶음김치를 얹은 다음 말아서 샤를로테라고 써서 추가로 낼 것.
이것이 단호박 영양밥 – Credens Justitiam, 즉 정의를 실천하는 자이다.
(기고 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