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하 TVA 3부작 총평

나노하 TVA 3부작 총평

노들 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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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종방하고 11년을 걸쳐 기대했던 것보다 한참 만족도가 떨어졌어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의 저도 인생장르 삼진 못하겠고, 설사 11년 전의 제가 본방사수에 성공했더라도 인생장르가 되진 못했을 것.

그럼 그 이유를 좀 자세히 짚는 것이 총평의 거의 다일 것 같은데…

ㄴ. 여성의 서사이고 여성이 활약하는 작품인데 근본적인 태생의 모순 때문에 절대 페미작품으로 칠 수가 없죠. 미연시 원작 스핀오프니까요.

태생이 태생이기 때문에 이건 의문의 페미괴작이라고도 못 불러요.

ㄷ. 이 장르가 보여준 참신성, 그러니까 장르가 흥하게 만든 원동력이 바로 ‘탈가족주의’를 실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A’s까지 그런 경향이 매우 뚜렷하게 드러나지요. 그러나…스트라이커즈에서 완전히 도로아미타불이 되죠. 그 다음에 나오고 있는 비비오 주연 스핀오프는 생각할 여지도 없고요.

ㄹ.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데다 이들을 묶어 주는 배경도 앞 작품이랑 크게 바뀌다 보니 팬들이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 같네요. 전 이것 때문에 앞 두 시리즈보다 감상하기 더 곶통스러웠어요 ㅠㅠ 1쿨인 줄 알았는데 2쿨짜리라서 더 환장하는 줄 알았네요.

ㅁ. 그나마 나노하 시리즈가 페미 작품으로서 의의를 가질 만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소년만화의 법칙을 충실히 따른 여자아이들의 스토리’라는 것이죠. 주인공 나노하가 나이를 먹으면서 메인 빌런들을 꺾고 친구 먹고…바로 드래곤볼의 오공이랑 야인시대의 김두한이 걸었던 길이죠! 아마 나노하 시리즈가 흥했던 가장 큰 이유가 이런 소년만화 구도에 여주인공을 이식했기 때문 아닐까 싶어요. 메인 카메라(주요 관찰자)가 스바루한테도 넘어가는 스트라이커즈도 잘 보면 매우 전형적인 소년만화 패턴이죠.

왜냐하면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은 구도를 써먹기 때문입니다. (스포일러 주의!)

그나마 스트라이커즈에서는 위 짤에 해당하는 두 인물이 전부 여자아이라서 뛰어야 벼룩 서사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는 게 위안. 좋게 말하자면 ‘여주인공으로도 이렇게 멋진 소년만화 서사를 만들 수 있다!’를 보여 준 거고 깎아내리자면 ‘야 잌ㅋㅋㅋ장난하냨ㅋ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야인시대 드래곤볼 성전환물이잖아^^;;’인 셈이지요.

정리하자면 Girls can do everything을 보여준 시대의 명작이지만, 장르 자체가 품은 모순과 한계 때문에 그렇게까지 고평가하기는 힘든, 여러 모로 아쉬운 장르가 나노하 시리즈였구나 싶습니다. SS부터는 장르가 전체적으로 밀리터리에 가까워지기도 한다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그닥이라.

그렇다면 나노하 이야기는 이 정도로 추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나노하 관련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음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