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작사가 스튜디오 5조(곤조에서 승계)라서 그랬는진 몰라도, 사키 시리즈 같다는 느낌이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제작사 이외에 여고끼리의 대전을 제재로 한 것도 같고, 남성캐가 대체로 배제된다는 점도 그렇고, OP/ED를 주 등장인물이 같이 부른다는 점도 같고.
2. 캐릭터 원화 그림작가인 시즈마 요시노리는 칸코레 원정 좀 돌려 본 사람이라면 바로 아실 겁니다.시마카제, 유키카제, 야마토, 톈진(아마츠), 아이오와, 이13·14 자매 등을 그린 그 낭반 얘기하는 거 맞아유.(…..)인용해 드리는 짤은 전부 본인의 공식일러.
덕택에 칸코레 생각나서 애들 적응이 잘 안 됐어요(핑계)
3. 근데 그 중에서도 주인공 카나미는 도저히 감정이입하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는데,우선 그림작가가 같다 보니 나올 때마다 유키카제 보는 것 같아서 말이죠.(판단은 대조짤 보시고 알아서…)
거기다 난 하필이면 주인공 카나미랑 이름이 똑같은 계열사 직원도 있어서, 얘 이름 때문에 기분 계속 싱숭생숭해지고 내적 갈등 쩔게 했어요.(…….)
4. 바이오에도 적었듯이 일단 장르 최애를 코하구라 엘렌으로 잡아 놓은 상태인데, 사실 카나미보다도 더 신경 쓰였던 애가 얘였던지라.
우선, 캐릭터가 미일 혼혈 캐릭터다 보니 이게 엘렌인지 아이오와인지 콩고인지.”H~i? 미국에서 태어난 귀국자녀인 엘렌입니DA!” 라고 외치면 다들 깜빡 속아 넘어갈 걸! 거기다가 성우마저 나오보였다면.
또 보던 도중에도 줄곧 쓰던 거지만 성씨인 코하구라古波蔵라는 지명은 바로 오키나와 두물머리를 품은 주요(?)관광지입니다. 람사르 습지이기도 해요.
<구글 지도 링크>
기노자 노부치카(싸이코패스)에 이어 ‘아니 왜 류큐계 성씨를 애한테 붙였죠?’싶었던 부분이에요.본디 이름이 일어론 민망한지라 전 ‘오키나와 두물머리’라고 부르는데, 일본어 되시는 분이라면 이 자료도 참고하실 수 있겠네요. 오노야마공원역이랑 츠보야역이 가까워요.
<참고 자료 가기>
한국으로 치면 이름이 ‘팔당이’아니면 ‘양수리’인 셈이죠. (팔당댐 두물머리)
5. 쌍둥이 자매 성우 마츠다 리사에(카오루)랑 마츠다 사츠미(네네)가 동시출연하는 작품은 처음 봤네요. 동생인 마츠다 사츠미는 데레마스의 쇼코 성우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6. 작품에서 써먹은 제재들 중에 그동안 남덕 타깃으로 엄청나게 자주 써먹던 요소가 하도 많았던지라, 마치 2012 런던올림픽 개막식 퍼포먼스가 이런 느낌이었나 싶었습니다.애니 보는 내내 ‘너 이거 좋아하지! 그치?!”너 이거 뭔지 알지!?”너 이거 기다렸지??!!’하는 분위기를 풍겨뜸.
간단히만 쓰자면 해상보안청 경비함이랑 국방성(밀리터리), 니코동 코멘트 탄막, 일대일 진검승부 등등등….
7. 특히 일어일문 or 일어일본 전공이시라면 작품 이해하기 무척 쉬우실 거예요. 일본 신화 및 역사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표적으로 아라다마 보스들(타기츠히메 등 셋)은 닛코의 세 원숭이가 모티브라든지…
8. 성지순례할 곳도 노리고 집어 준 느낌입니다. 초반의 대련장은 이야기의 마을 에노시마(카마쿠라시)였고, 그 외에 도쿄의 주요 지역(타케시타도오리, 아사쿠사, 국방성)이라든지…잘 뜯어 보면 그동안 자주 써먹었던 배경이 좀 많습니다.
그 중에 밀리터리 네타도 그러리라 생각하고요. 요코스카도 성지순례 로케지에 들어 있으려나?
9. 성우진을 보면 한 시대를 풍미한 성우부터 이제 본궤도 탈 듯 말 듯한 신인까지, 전 세대를 아울러 엄청나게 호화롭게 뽑은 티가 팍팍 납니다. 덕택에 성우가 누나다 하시는 분들은 성우 덕력 테스트하기도 무척 좋아요.
난 다른 것보다 키타에리(이치키시마히메)랑 타네 누나(카가리)가 캐스팅에 포함되어 있던 게 무척 반가워뜸……타네 누나 다시 건강히 활동해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일 주일 지났지만, 반회갑 축하드려요(어그로)대장부해요……나도 곧 회갑 꺾어요………………..(콰직)
10. 여기서부터는 좀 진지한 타래인데,’도사의 무녀는 의문의 페미괴작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을까?’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남성이 서사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얼핏 의문의 페미괴작(이하 ‘페미작’이라고 하겠습니다)이라고 생각하긴 쉽지만, 그렇게 받아들이기에 좀 곤란하거나 양면성이 너무 심한 부분도 많습니다.물론 일본 쪽 작품이 안 그런 작품이 드문 것을 고려하여야 하나…
가. 우선 도사의 무녀는 모계 혈통을 통한 유지 계승…다시 말해 가족주의에서 못 벗어납니다. 주인공 카나미와 히요리부터가 그런데다, 카나미 친구 마이 같은 경우는 그냥 ‘가족 뒷바라지하는 딸’이에요. 엘렌이요? 얘는 아예 가족들이 서포터예요.
가족주의가 페미니즘과 대립할밖에 없는 운명을 띤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오히려 페미니즘의 보급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존 가족 제도(가부장제)에 순응하는 모습이 나온 데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은 부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모계를 통해서 검술과 보검, 그리고 유지를 이어받는다는 점이겠네요. 물론 이것도 가부장제를 성전환시킨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석이 가능하지만..
나. 모든 도사刀使가 여성이고, 주요 의사 결정을 여성이 도맡는 등 남성이 배제되었다는 점은 여성끼리의 서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소녀 동물원의 특성이기도 해서 판단을 무척 어렵게 합니다. 뱅드림의 경우도 그렇지만, 여성 서사와 미소녀 동물원은 종이 한 장 차이니까요.
등장인물이 주요 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또 사건 해결에 서사의 초점을 맞춘다면 여성 서사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고, ‘모에 요소’라고 부르는 등장인물의 캐릭터(특성)에 무게를 둔다면 미소녀 동물원이라고 보는 게 낫지 않은가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도사의 무녀는 캐릭터 특성을 드러내는 대목도 가끔 나왔지만, 등장인물의 외형적 요소보다 작중 능력(검술, 검술에 대한 마음가짐 등)에 더 초점이 가깝게 붙어 있고, 또 이들이 작중 사건과 갈등에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들기 때문에, 제 기준으로 여성 서사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가슴 사이즈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네네의 태도라든지, 분기에 한 번 씩 나오는 온천씬 같은 부분은 이 작품이 진정 여성을 위한 서사인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요소입니다.
한편 현실에서 검술, 단련, 도제, 전투 같은 요소는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덜 요구되던 부분이었기에(상대적인 경향은 있습니다), 남성이 하던 것을 성전환시켰을 뿐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현실에서 여성에게 잘 요구하지 않던 것을 적극적으로 시키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죠.
이러한 양면성은 걸즈 앤 판처가 가진 양면성 내지 모순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온천씬이랑 가슴 사이즈에 반응하는 네네 말고는 매우 눈에 띄는 여혐요소가 안 보인다는 점도 이 작품이 여성서사인지 미소녀 동물원인지 판단하기 무척 어렵게 하는 양면성이지 싶어요.남초 팬덤에서 좋아 죽는 판치라(팬티 노출)가 이 작품에서는 없어요(TV방영 기준).
이러한 특성을 남초에서는 ‘강철치마’라고 부르는데,남초 팬덤에서 여혐을 할 때 진짜 어떤 선택지를 골라도 기어코 여혐을 하고 만다는 건 유서깊은 인습(……)이라서요.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의상의 노출이 유력한 구도나 몸동작’도 배제했다는 점일 거예요. 여혐 요소로서의 강철치마는 ‘치마가 뒤집어지지 않는 게 더 이상할 것 같은 상황’을 의도적으로 비추거든요.
라. 따라서 이 작품을 ‘의문의 페미 괴작’이라고 결론내리려면 성급히 결론내리려는 자세를 자제하고, 보다 객관적이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거예요. 저야 긍정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여성분들이 이 작품을 보시면 평가가 분명 달라질 테니까요.
여성이 사건 전개와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해서 모두 페미 괴작이라고 인정해 줄 거면, 이미 의상부터가 여혐 요소인 스트라이크 위치스(승계작 브레이브 위치스 포함)도 페미 괴작이라고 인정해 줘야겠지요.
11. 이 작품이 카도카와(니코동)투자 받아서 만들어진 작품으로 아는데…니코동 탄막도 그렇고, 인터넷 이슈(블랙기업 등)네타도 그렇고, 성우진도 그렇고 카도카와에서 무척 사활을 걸었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습니다.하지만 원반판매량(매체실적)이 천 장 밑이래…어떡하면 좋아.
(´㕣乀)…..
솔직히 무척 흥했으면 한 작품이었는데 투자한 만큼 안 흥했어 ㅠ 게임은 괜찮다는 모양이지만.
12. 그래서 마지막으로…주 장르가 도검난무인 사람이거나 걸빤 등의 미소녀 밀리터리 작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라면 여성분들이어도 무척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 아닐까 싶어요. 개인적으론 무척 긍정적인 페미 괴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도검난무의 경우는 치도리, 코가라스마루가 나오니까요. 저 쪽 장르에선 어떻게 나오나 대조해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거리겠지요.
그래도 잘 뜯어 보면 다른 작품에 비해 여혐요소가 상대적으로 훨 덜해서, 어지간한 미소녀 동물원보단 나을 거예요.
부록1. 세상에, 저 이제 아이스크림 사려면 무조건 민트초코로 찾고 히요리 찾아요. 어떻게 하면 좋아요.
이제부터 민트초코 찾으면 무조건 혼도 카에데(카나미 성우)목소리로 히요리쨔응부터 찾을 거야!
부록2. 도사의 무녀 피타누이 있쪄! 그쳐! 나 인형 모아서 잠자리에 같이 놓아둘 테야.
부록3. 도사의 무녀를 보기 전에 미리 감상해 두시면 무척 도움이 될 수 있는 작품을 타래로 써 보겠습니다. 전혀 상관없는 작품들만 썼지만 이들 작품을 보고 나서 도사의 무녀를 보시면 무지 많이 웃으실 수 있을 거예요.
도검난무, 함대 컬렉션, 사키(아치가-전국편 포함), 유셋 시리즈, 접지전사 시리즈(본편부터 전 시리즈 다), 느와르, 매드랙스, 엘카자드, 음양사가 나오는 거의 모든 작품, 일본 신토가 모티브인 거의 모든 작품, 킹 오브 파이터즈……..헥헥.
여기까지 도사의 무녀 타래를 마치겠습니다.관련 제보 및 반론, 기타 의견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