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과 오키나와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고 문득 북해도의 상황이 궁금해져서, 북해도가 일본 불매운동으로 받는 영향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도표 자료는 이 곳에서 인용했습니다.(링크) 요약분석 무척 잘 되어 있는 자료이므로, 관광통계 필요하신 분들 중 일본어가 가능하신 분이시라면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북해도청에서는 매년 통계를 갱신하면서 기존 링크를 깨트리는데, 위 링크는 2018년 통계자료로 링크가 사라졌습니다. 2020년 4월 현재 최신 자료인 2019년 자료 링크가 대신 있으나 디자인 등 요소는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앞으로 링크가 깨지면 도메인의 연도 숫자를 고쳐서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선, 북해도 관광객은 크게
- 북해도민의 도내 여행객
- 도외(=북해도를 제외한 나머지 도부현)출신 여행객
- 인바운드(외국)
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절대다수를 점하는 도내 여행객은 어떻게 집계했는지 좀 궁금하지만 여기서는 오키나와의 통계와 견줄 수 없으니 건너뛰겠습니다. 오키나와는 현내 여행객을 집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요.😅 한편 북해도 사람이 아닌 외래객(도외+인바운드)만 추리면 천만 명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 가능합니다.
인구 대비로든 면적 대비로든 관광지로서의 북해도는 오키나와보다 경쟁력이 낮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해도 좋아하는 분들에게 매 맞을 소리) 인구와 토지면적 모두 북해도가 오키나와보다 앞서기 때문이지요. 각설하고…북해도도 오키나와와 비슷하게 도외발 국내객은 평성 12년(2000년)부터 17년 동안 550만 명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답보 상태였고, 최근 12년 이내 인바운드객의 급부상이 눈에 띕니다. 가운데가 도외 방문객, 아래가 인바운드 방문객(녹색)이에요.
참고로 2018년(평성 30년)의 오키나와 현외 vs 인바운드객 비율이 1:3인데 북해도는 2017년(평성 29년)에 이미 북해도 도외 vs 인바운드객 비율이 1:2.4 교환비율로 치고 올라왔습니다. 2018년 자료는 없는데 1:2도 됐을 것 같은 수준이에요. 자 더 재미있는 건 그 다음이에요. 사진을 먼저 보여 드리고 해설을 할게요. 인바운드객의 국가 비율이에요.
중국(적색):대만(옅은 연보라):한국(옅은 하늘):나머지 비율이 1:1:1:1 이에요. 거기다가 여태까지는 오키나와랑 동일하게 대만 여행객이 절대다수였지만, 중국이랑 한국이 무섭게 치고 올라와서 대만을 머리수로 추월했죠? 참고로 오키나와는 1:2:1:1이에요. 인바운드 총합은 북해도와 오키나와가 약 250만 안팎으로 비슷하고요. 그렇다는 것은 관광지로서 북해도는 오키나와보다 한국의 불매운동에 타격을 더 크게 입는다, 즉 더 취약하다는 의미가 되겠죠.
북해도의 인바운드 관광객이 북해도 관광에 영향을 주는 또 하나는 계절성인데요, 계절성은 좁게는 계절, 넓게는 기후와 특정 시기의 날씨 상태, 패턴에 따라 관광객 수가 바뀌는 특성이에요. 북해도는 냉대 습윤 기후지대이기 때문에 겨울 시즌 여행객이 줄어들밖에 없는데(남색 꺾은선), 이것을 춘추계 수준으로 당겨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인바운드 관광객(연두색 막대)이에요.
거기다가 인바운드객은 도외객보다 오래 머물러서 돈을 더 많이 쓰다 가고, (왼쪽-도외객/오른쪽-인바운드객 전체의 숙박 일수)
재방문율에 있어서는 46도부현객은 신규 고객보다 북해도를 정말 사랑하는 충성고객에 의존해 성장 잠재력이 낮으나, 인바운드객은 아직 신규고객 위주의 성장 잠재력 높은 시장임이 드러납니다. 막대꾸러미 중 위는 도외객, 아래는 인바운드객 것이고, 좌우축은 맨 왼쪽부터 처음 방문, 마지막은 5회 이상 북해도를 방문한 고객이라는 의미예요.
따라서 오키나와에 비해 북해도 대항 불매운동은 그 효과가 굉장하고, 오키나와와 동일하게 진짜 싸움은 하계시즌이 아니라 인바운드객 비중이 높아지는 동계시즌임을 알 수 있겠네요.
오키나와보다 북해도가 좀 더 숨통 트는 면이 있다면 북해도는 관광업의 비중이 오키나와보단 작다는 것 정도인데요, 아라카와 히로무의 <은수저>를 읽으면 알 수 있는 사실로 북해도는 전통적인 곡창지대라는 점, 그리고 삿포로-오타루 도시권에는 북해도 공업지대도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오키나와 말고 다른 일본 지방의 관광현황을 알아보긴 처음인데, 극과 극은 통한다고 제가 오키나와 이전엔 북해도와 아이누 덕질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북해도가 띠는 특징이 도드라져서 재미있네요. 딴 덴 과연 할지 모르겠지만요. 북해도와 오키나와를 제외한 나머지 45개의 도·부·현은 인바운드+지역외+지역내를 구분할 방법이 북해도나 오키나와에 비해 난해할 거라서, 자료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물론 이들 각 도·부·현청에서 집계 의지가 있다면 못 할 것은 없겠죠.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일본 관광에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관심 있는 차순위 지방의 현황을 엿볼 수 있는 즐거운 기회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