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의 연금술사 총평.

노들 영산

강철의 연금술사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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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 총평용 이미지.

제가 강철의 연금술사라고 하는 장르를 어떤 미디어 형태로든 끝까지 주행을 마쳤어요…..엊그제. 근데 입문한 시기는 15년 전이에요. 04년 늦겨울. 작품의 시작을 보고 끝을 보는데 인생의 절반 이상이 걸린 거예요. 남들 이미 10년 가까이 전에 끝낸 평이지만 그래도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던 장르이기 때문에 짧게만 작품평을 할게요.

1. 설정에 부족함은 있어도 구멍은 없었네요. 다른 코믹스에는 가해지는 설정 비판이 여기서만큼은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호문쿨루스의 설정이었는데 이건 재감상을 하면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상 인간한테 불사신이었던 이들이 어떻게 격파됐는지 잘 모르겠어서.

2. 짧은 군상극들 같은 에피소드들을 마지막 한꺼번에 모아서 서너 권 분량에 걸쳐 터뜨리는 모습은 전율이 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배경음악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정도.

시나리오 큰 그림에 사용한 기법은 헐리우드 영화에서 많이 쓰는 그것과 같았던 게 인상 깊었네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 생방 낭독 서사에서 나왔다는 그 ‘주인공이 성배를 찾고 찾아 몇 번을 집고자 해도 계속 목전에서 놓치는’ 그 방법이요.

강련 정주행을 탄핵인용보다 먼저 마친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 반대를 겪은 입장에선 정확하게 둘의 서사 구조가 비슷하다고 느꼈던. ‘그러나’ 연발에 탄식이 쏟아지는데 마지막에 모든 걸 만회하기요.

3. 모든 것이 끝난 엔딩 이후의 내용도 흠 잡을 부분이 거의 없었어요. 스카에 한해, 이래도 되나? 하고 계속 고민했다던 소 선생님의 후기처럼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게 최선이라고 생각은 하네요. 결론적으로 각 인물의 마지막 중에 납득할 수 없는 마지막은 없었어요. 어느 장르이든 비판과 구멍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그 드래곤볼도), 강련만큼은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여태까지 본 작품 중엔 완벽에 가장 가깝네요.

‘스토리는 이 작품처럼 짠다’라는 마인드로 작품을 창작하면 기필코 표절작이 되기 때문에 작가로서 기피해야 하는 덕목이라고 하는데, 강련만큼은 다른 의미에서 ‘이 작품처럼 짠다’의 표본이 되어도 괜찮지 않을까….라고 진지 먹고 생각할 정도.

4. 더 놀라웠던 것이 개인적으로 소 선생의 비화인데, “근대 판타지를 그리면서 정작 판타지의 교과서라고들 많이 부르는 반지의 제왕 같은 건 안 봤다😅.”였어요. 훌륭한 스토리를 짜고 구현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작품을 참고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예시 같아요. 대장르에 상관없이, 모든 작품에 필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거고 그게 바로 강련의 경우라는 거죠.

무척 많은 생각을 주고, 지금까지도 간간이 회자되는 작품이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진작 다 본 것을 뒤쫓으려니 인생에서 정말 무거운 과제가 강철의 연금술사였어요. 그걸 지금에나마 마칠 수 있게 되니 어깨가 무척 가벼워졌고, 이제서야 또래 집단에 맞는 사람이 되었다는 기분이 들어 무척 감개무량하기도 하네요. 그게 좀 다른 또래보다 많이 늦었지만요. 왜 이렇게 늦었는지는 재미 없는 이야기가 될 테니 이 타래는 이만 줄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