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여행은 보통 일본 여행과 견주어 무엇이 달라지는가?

노들 영산

오키나와 여행은 보통 일본 여행과 견주어 무엇이 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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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키나와 여행 입문하시는 분들 중에 일본 여행 베테랑인 분들께는 ‘여태까지 일본 여행에서 당연하게 사용하셨던 방법과 사뭇 다릅니다.’라고 서두를 깔곤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진은 옻칠 작업으로 잠시 가림막을 쳤던 2018년의 슈리성 정전입니다. 😢

1. 사용하는 교통수단이 바뀝니다.
전철 정기권과 프리패스+간혹 특급열차 사용이 일본 여행에 기본적으로 소개되는 교통수단인데 여기서부터 막힙니다. 렌터카 우선이에요. 버스 패스 있기는 있는데 솔직히 전철보다 알기 어려워요. 운전 가능한 사람은 결국 오키나와에서 삼보 이상 운전을 선택하곤 하죠.

2. 료칸 적음. 온천도 적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나 그냥 한국의 스파 시설과 다르지 않을 거예요. 우선 온천시설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고 온천목욕문화 발달한 곳도 아님.

간혹 일부 대형호텔이 온천시설 구비한 경우도 있죠. 또는 국내관광객이 아주 많은 세나가 섬, 아메리칸 빌리지에 온천 시설을 갖춰 놓긴 했지만 현외 다른 유수의 온천관광지와 견주어 특출난 편은 아닙니다.

3. 문화 장벽.
뭐 이건 오키나와 입문하면 마르고 닳도록 듣는 대상화된 고유성 이야기이긴 해요.자세히 쓰자면,

  • 식문화: 스시/라면이 맛있지 않다.
  • 기후 문화: 더운 기간이 길다.
  • 정치사회: 47도도부현 중 가장 마지막으로 도도부현에 병합되고, 세계 대전 이후 강제로 일본 영토에서 제외되어 미군과 갈등을 겪음 등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지녀 사회 분위기가 다르다. 그 대표 예시로 자민당이 호감을 얻지 못하는 것 등이 있다.
  • 고건축: 유구 왕국 독자 양식. 또는 그 외 지리·사회적 이유로 독자적으로 발달한 근현대 건축.

등 거의 모든 것을 포함합니다. ‘일본에 가면 뭐뭐도 있고~’가 오키나와엔 없거나 한국이랑 진배 없는 수준.
또 이건 중요한 분들 많을 테니 특별히 쓰자면요,

  • 덕샵 없다. 메론북스 없고 토라노아나 없다……아니메이트 국제거리점 하나 있는데 홍대점이랑 비등비등한 것 같더라. 🙄 만화창고라면 본섬에 3개소 있음.

이러니, 체험 가능한 활동도 뒤엎어질밖에 없죠.
일본 여행을 할 때 보통

  • 도시 산책: 대도시권 중심.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 기차 여행: 도시 산책이 질리면 사철이나 JR을 타고 떠나는 근교 여행. 닛코나 아라시야마 등.
  • 덕샵 순례: 아니메이트, 만다라케, 코토부키야, 스루가야 그 외 이름 모를(이하생략)
  • 온천욕: 유후인이 이것으로 유명하죠.
  • 일본식 고성 순례: 일본의 전통적인 대도시가 보통 역사도시이기 때문에, 황거/오사카성/나고야성 등등이 필수요소처럼 끼어 있죠.

같은 걸 한다면, 오키나와는

  • 수영복 입고 하는 마린 액티비티: 즉 바다에 몸을 담글 일 한가득.
  • 구스쿠 순례: 슈리성 등 고궁이나 유구 왕국 유적.
  • 오키나와 인문학 기행: 류카, 유구 왕국, 근현대 오키나와 문화 등등등. 테마파크도 옛날 오키나와 문화가 주요 주제.
  • 아열대 동식물 구경: 수족관과 아열대 식물원.
  • 미국 간접체험: 아메리칸 빌리지 이외 미국식 도시풍경 띠는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미국식 음악 클럽 문화라거나.
  • 사회운동 참여: 간혹 이것 때문에 원정을 오시기도 합니다. 오키나와 현대사 부조리와 관련이 깊은데, 가령 헤노코 해병기지 건설 저지 시위에 동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걸 하는 곳이죠.

그래서 오키나와를 일본 여행지로서 평가한다면 솔직히 만족도에서 지고 나갈 수밖에 없어요. 사실 저도 일본 여행 즐기시는 분들께 오키나와가 좋은 여행지가 될까라고 하기에 자신이 많이 없어요. 그동안 좋아하시던 것을 거의 못 하시고 엉뚱한 것만 보게 된다는 의미니까요. 여행지 마케팅 차원에서 오키나와를 다루려면, 일본 여행지가 아닌 고유 카테고리나 그에 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죠.

한편으로 위에서 수영복 입고 하는 액티비티가 많다고 했는데 너무 부담 가질 것은 없어요. 보통 잠수복을 같이 빌려 주기 때문에 수영복인 채로는 잘 안 하고, 반드시 수영복일 필요도 없으며 물놀이 생각 없는 분들도 할 것 많으니까요.

또, 여행 와서 몸매 컨테스트 따위 할 것도 아니잖아요? 거기 여행객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체형의 사람들이 다 와서 어차피 신경도 안 써요. 한국에선 그리고 래시가드 워터레깅스가 완전히 정착했으니께. 물놀이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계곡 들어가는 옷 갖고 와도 환영받아요.

거기다가 수영 전혀 못해도 돼요. 그런 분들을 위해 보통 인스트럭터가 함께해 주시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