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로 >통행 가능한< 한강다리 모두 건너기

서울 시내버스로 >통행 가능한< 한강다리 모두 건너기

노들 영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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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둘이 택시를 타고 가다가 여자가 문득 “한강 다리는 몇 개일까요?”라고 물어서

트위터의 @SUCKSANDTHECITY 님의 트윗에서 인용했습니다.

한강 다리를 다 돌아달라고 했다는 연애 이야기는 정말로 로맨틱한데,

트위터의 @aransistore 님의 트윗에서 인용했습니다.
서울시 간선·지선버스로 다음과 같이 서울시계 내에 있는 한강 교량을 순회할 수 있습니다.

위 트윗들을 읽고 한국에 있을 때 했다가 잊고 있었던 프로젝트를 꺼내 봅니다. 바로 서울 시내 버스로(전제: ‘통행 가능한’)한강다리 모두 건너기 입니다. 서울의 시내버스인 파란색 간선버스와, 초록색 지선버스로 달릴 수 있는 모든 한강 다리를 순례하는 방법입니다.

저 트윗이 리트윗을 탈 때 주로 자가용을 이용한 주행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가용을 운전·소유하지 못한 분들도 이동권을 누려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2017년 초에 문득 해 보고 싶어져서 인터넷 지도로 실내조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어서 동년 2월에 실제로 가양대교부터 구리암사대교까지의 구간을 동영상 촬영과 병행해 버스 환승 신공으로 다녀왔습니다. 영상은 편집할 수 있을 때 편집해서 올려 보고 싶네요.

서울시계 내를 달리는 교량이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은 월드컵대교와, 차량이 다닐 수 없는 마곡철교·당산철교·한강철교, 자동차 전용도로로 출입구에서 보행자 진입이 안 되는 방화대교·청담대교·강동대교, 경유하는 버스노선이 없는 잠실철교·광진교는 순례에서 제외했습니다. 사실 그래야 하루 내로 주파가 가능하기도 하고요.

구간 획정시 주안점은 환승 편의, 그러니까 다음 버스로 갈아탈 때 내린 정류장에서 탈 정류장까지 얼마나 적게 걷느냐입니다. 따라서 소요시간이나 거리, 환승 횟수에는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요. 이들 다른 기준을 환승편의보다 우선해서 획정한다면 저것과 다른 해법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겠네요. 재미있는 순례안이 이 기회에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를 보기 힘드신 분들을 위해 이용하는 노선을 알려 드립니다. 673→606→6716→753→262→5012→6211→3012→406→143→421→148→4211→145→240→2412→3318→3220→370→2312 순으로 이용했습니다. 가양역.마포중고등학교 정류장에서 출발해 사가정역에서 끝나는 경로입니다. 최하류(가양대교)에서 시작해 최상류(구리암사대교)까지 순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방향이네요. 다리는 나올 때마다 건너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각 교량의 순서를 지키는 과정에서, 동작대교 기준 하류보다 상류에서 다리를 건너지 않는 노선을 더 많이 이용했습니다. 다리를 건너는 노선끼리로는 순서가 꼬였기 때문입니다. 소요시간은 10시간 남짓 걸렸네요.

위에 제시해 드린 노선도와 실제 순례 겸 촬영 당시 이용한 구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262번 버스와 2312번 버스를 탄 정류장입니다. 262번 버스는 순례 당시 마포대교 사거리에서 유턴하는 경로를 달리고 있어서 한강공원 근처에서 탔습니다. 2312번 버스는 길동사거리부터 길동생태공원까지 천호대로를 직진하는 경로를 달려서 둔촌2동주민센터 중앙버스전용차로 반대 정류장으로 건너 탔었네요. 서울을 떠난 뒤로 두 버스 노선의 경로가 바뀌어서, 노선도에는 바뀐 경로를 따라 그렸습니다. 2020년 9월말 현재 기준 노선이므로, 앞으로 다른 노선도 경로가 바뀐다면 맞춰야겠죠.

한강 다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휴일 한강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으로, 이 경로에 맞춘 버스 여행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물론 사시는 곳에 맞춰 역방향 여행도 가능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