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위기에 더 이상 반등하지 않는다고? 일본 엔(JPY)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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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위기에 더 이상 반등하지 않는다고? 일본 엔(JPY)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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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엔화의 추락 왜

중앙일보 2022.03.23 00:04 김연주 기자 윤상언 기자 

의심의 여지 없는 이상기류. 원:엔 환율은 우리에게 민생이슈이므로 여기다가 썰을 풀어 보겠음.
모르시겠거나 틀린 것 같은 부분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본디 엔화는 일애만겜 소비자에게도 중요하지만, 국가경제에도 민감한 지표였음.

왜냐하면 국내기업은 일본이랑 수출경쟁을 하니까. 그래서 국내 일본 문화 팬들과 국내 수출기업의 입장은 엔화 변동시 반응이 정반대다. 즉 한 쪽이 환호하면 반대쪽은 대박 망한 상황.

① 엔화가 원화 대비 싸지면,
국내 기업은 슬퍼하고, 국내 일본 문화 팬들(일명 덕후)은 기뻐한다.
국내 기업은 일본보다 비싼 값으로 상품을 팔게 되고,
덕후들은 일본 상품을 더 싼 값을 치르고 들여오게 되기 때문.

② 엔화가 비싸지면 정반대.
국내 기업은 기뻐하고, 국내 일본 문화 팬들(일명 덕후)은 슬퍼한다.
국내 기업은 일본보다 싼 값으로 상품을 팔게 되고,
덕후들은 일본 상품을 더 비싼 값을 치르고 들여오게 되기 때문.

③ 위 문단에서 ‘일본’과 ‘국내(한국)’의 자리를 맞바꿔 보면 어떨까? 그럼↓
엔화가 원화보다 싸지면,
일본 기업은 ‘기뻐’하고, 일본의 한류 팬들은 ‘슬퍼’한다.
일본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싼 값으로 상품을 팔고,
한류 팬들은 한국 상품을 더 비싼 값으로 들여온다.

④ 엔화가 원화보다 비싸지고 일본 경제주체 입장을 바라보면,
일본 기업은 ‘슬퍼’하고, 일본의 한류 팬들은 ‘기뻐’한다.
일본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비싼 값으로 상품을 팔고,
한류 팬들은 한국 상품을 더 싼 값으로 들여온다.

이렇게 네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경제주체의 희비를 뒤바꾸는 게 원:엔 환율이다.
역사적으로 한:일 환율은 한:달러 환율보다 변동폭이 크고 더 극적으로 우리에게 와닿았음.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내가 기억하는 100엔당 원화 최저기록은 800원 가량이고,
최고기록은 1600원 가량이었어. 한국이 일본보다 달러 변동폭이 크고 예민했을 거야.

전설의 700엔따리>만원 사진은 아직도 닭살이 돋는다고.

그리고 일본 화폐는 지난 수십년간 이게 일반적이었음.
세계구급 위기(전쟁 위협, 광역구 재난, 금융위기 기타 등등)때면 안전자산으로 받들어 모시기.
달러 대신의 비상자산 삼았다는 의미.
그래서 엔화를 전세계가 갖고파하고 엔화는 위기 때마다 비싸졌음. 달러 말고 나머지는 싸지는데.

직구나 구매대행 좀 돌린 일애만겜 덕후 여러분께서는 그런 추억을 공유하리라 믿음.
코브라 트위스트를 추는 엔화 환율에 경거망동 부화뇌동 일희일비 붉으락푸르락한 추억. 한 2010년대 중반까지.
원:엔 환율은 그만큼 요동을 심하게 치는 지표였기에.

여기까지가 우리 모두가 견뎌야 했던 ‘일상’이고 ‘상식’이었음.
대충 잡으면 박근혜 탄핵인용 되던 시절까지?

자 그런데…

대통령 파면이 만 5년 전.
최근 5년 동안, 100엔당 원화가 900~1200원을 멀리 떠난 기억이 없다?

실제 통계자료로도 이 기간 가장 많이 올라간 것이 코비드19정국 극초반.
그런데 100엔당 1200원을 못 넘어감.
700엔>10000원의 공포를 기억하는 입장에선 귀여운 수준.

코비드19정국은 사람이 여럿 죽고 생산라인이 망가지는 인외마경이었어.
일단 내가 직접 기억하는 사건 중에선 가장 크고 심각함.

그럼 그동안, 이 문단까지 소개한 대로의 상식이라면,
엔화 수요도 늘었기 때문에 한 1300-1400은 웃돌아야 자연스러울 것.

근데, 1200을 넘긴 적이 없어.
오히려 글 처음에 소개한 기사에서 지적했듯, 엔화는 다른 화폐와 똑같이 평가절하당했다.
다 같이 싸지는데 혼자 비싸지지 않았고, 함께 싸졌다.

전례가 없는 일. 심지어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세계대전 확전 위기인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일일까? 난 이런 가설을 세워 봤어.

엔화가 엔화답지 못한 환율변동을 겪는 이유는―――

  • 불매운동과 소재독립운동으로 일본 경제의존도를 낮춰서일 것이다.
  • 일본 정부가 13년부터 신나게 양적완화로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놓아서일 것이다.
  • 일본 수출기업이 세계시장에서 도태돼 더 이상 국내기업이랑 겨루지 않아서일 것이다.
  • 일본 문화가 대중성을 얻는데 실패해 수요가 줄어서일 것이다. 혹은 그간 다 탈덕해서일 것이다.
  • 일본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져 총생산 자체가 오그라들고, 그만큼 경제권력을 잃어서일 것이다.
  • 안전자산으로 더 이상 엔화를 모으는 일은 하지 않아서일 것이다. 혹은 엔화 말고 다른 안전자산을 찾았으니 엔화는 내팽개쳐서일 것이다.

이 정도를 가설로 세울 수 있겠네.

그것만큼은 분명해 보여.
세상은 달라졌고, 우리가 그동안 알던 경제상식은 이제 역사 속 이야기가 됐다는 사실.

언제나 세상은 달라졌지만, 우린 이제서야 어버버버…하고 있는 중이다.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크고 무거운 변화를 거치고.

세상이 달라지고 ‘더 모범적인’ 세상이 다가왔을 땐 언제나, 그런 사람이 생겼다.
알았거나 몰랐을 ‘어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비극을 조우한 사람.
그건 바로 나일지도 모른다. 내 주변의 가까운 누구일지도 모르고, 동네 이웃 친척일 수도 있고.
‘어떤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 할 일은 뭘까?
물론 주저앉고 울기도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잃어버리기 이전의 마음으로 돌아갈 대책 또는 대안 찾기>가 더 중요하다. 이걸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저앉고 울기만 한다면,
‘더 모범적인’ 세상을 해치고 망가뜨리는 주범이 된다.

엔화가 올라야지 싶을 때 안 올라가고,
세상의 위기가 닥칠 때면 엔화도 그냥 다른 화폐처럼 맥없이 떨어지는 세상.
이런 세상이라면 기필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은 존재한다.

단지 그걸 바랄 따름이다.
잃어버렸단 사실과 잃은 것을 일찍 알아내기,
잃어버리기 전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건강한 대안을 찾아내기,
그리고 그 대안을 실천해 돌아가는데 모두가 성공하기.

해당되는 사람 모두가 성공하는 건 어렵겠지.
그렇지만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라면 꼭 이룩하기를 바랄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