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소녀 빙봉, 사반세기 간의 여정.

노들 영산

미래소녀 빙봉, 사반세기 간의 여정.

Spread the love

혹시 저처럼 어릴 적 읽던 과학소년 연재만화를 찾으신다면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 열람실을 이용하십시오.

디지털 열람실 내 PC 열람석에 있는 PC에서,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 디지털화 자료 검색창을 엽니다.
과학소년. $n호 와 같은 형식의 문자열을 검색하신 다음,
그곳에 나오는 오렌지색 배경 단추 원문보기 를 누르시면 열람 가능합니다.

예제 (과학소년 70호: 1997년 2월호의 경우)

주의사항

단 그곳에서 열람 가능한 연재분을 인쇄/스캔해서 커뮤니티나 공개 스토리지에 공유하지는 마십시오.
이를 거슬러 공문교육(출판사)에서 저작권 위반을 이유로 여러분께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경우 책임은 여러분께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컬러인쇄한 미래소녀 빙봉(과학소년 1997년 1월, 10월 연재분)의 첫 페이지.

타임라인

2017년 ※미래소녀 빙봉 연재 20주년(1/5세기)

  1. 2017년부터 오키나와에서 살기 시작했었다. 그래서 한국에 들를 때마다 우선실행과제로 ‘미래소녀 빙봉 연재분을 어떻게든 전부 아카이빙한다’로 설정한다.
  2.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1차 시도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우선 그렇게 오래 지난 장서를 당일 방문자에게 열어주지 않는다.
  3. 더군다나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자료검색에 잡히던 분량은 1998년 것이 가장 오래전 것이었다.
    즉 그것보다 이전 출간분은 장서고에 아예 없었을 가능성도 낮지 않았다는 뜻이다.

2018년

  1. 반신반의하고 인터넷 헌책방을 뒤져보기로 했다. bookoa.com에 놀랍게도 과학소년 1997년 전권을 파는 업자가 있었다.
  2. 난생 처음 한국발 일본행 배송대행이란 걸 받아보게 됐다. 앞으로도 인생에 몇 번 없으리라.
  3. 상반기 연재분은 원가정에서 구독의 형태로 가져 본 적이 있지만
    하반기 연재분은 인생에서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환상 속의 연재분이었다.
    1/5세기만에 역사적 순간을 맞이하는 줄 알았다.
  4. “우리 서점에 97년 1월호, 2월호 없는데요.”
    “1997년 10월호 없는데요.”

    그렇게 군데군데 빵꾸난 과학소년 97년도분을 가진 오키나와 현민이 됐다.

2019년

  1. 2018년부터 필사적으로 하던 사업이 바로 과학소년 1997년 1, 2, 10월호를 파는 업자를 북코아에서 찾는 사업이다.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2. 국중도 계열 도서관을 다시 쓰기도 싫고, 다시 써도 의미가 없는지라,
    2019년에 원가정을 들르기 전에 과학소년 1997년 과월호분을 소장 중인 도서관을 필사적으로 뒤졌다.
  3. 여러 도서관의 자료검색에서 헛걸음을 한 끝에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에서 사분기별로 철해 소장 중이란 사실을 확인해 낸다. 기억이 맞았다면 1993년 과월호도 확인했을 것이다.

    (과학소년은 1991년 5월 창간했다)
  1. 2019년 원가정을 들르면서 정말로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에 10. 에 쓴 대로 과학소년 과월호를 소장 중임을 확인한다.
  2. 특수한 방법으로 열람신청을 한 끝에 드디어 미래소녀 빙봉 연재분을 보존해 갈 기회를 맞았다.
  3.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복사기는 흑백복사만 가능했다.
  4. ‘그래…계속 헌책방에 품의 유지하자…몇 년 안엔 97년 그 세 달 분량 나오겠지…’
  5. 나중에 도서관에서 특정 쪽을 카메라로 잡아 보전해 가는 사람도 있단 사실을 알아낸다.
  6. ‘그래…다음에 한국 오면 서촌 다시 들러서 카메라로 미래소녀 빙봉 연재분 담아서 가자…이 회사 휴가 해에 두 번 주니까…내년에 오면 되지…’

2020~2021년(코로나19 정국)

  1. 이듬해는 2020년이었다. 2월에 코비드19 31번 확진자가 대구에서 큰 사고를 내고 3월에 일본이 특별입국절차 대상국이 된다.
  2. 다니던 회사에서 의지가 꺾이고 서울헌책방에서 과학소년을 게시한 개포동 모 헌책방을 간다.
  3. “과학소년 있죠?”
    “몇 년도 거 찾으시는데?”
    “혹시 1997년 것도 있을까요.”
    “그건 없지.”
  4. 2021년의 일이었다. 그 후 업종전환과 여러 시도를 거쳐 오키나와가 나를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단 결론을 낸 난 하는 수 없이 원가정에서 지내기로 한다. 입국일 정해놓는 동안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고 애써 받아놓은 격리면제서가 폐휴지가 됐다.

2022년 ※미래소녀 빙봉 연재 25주년(1/4세기)

  1. 2022년에 미래소녀 빙봉 연재 1/4세기를 맞았다.

    ‘그래…그래도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엔 소장하고 있었으니까…거기 찾아서 열람할래요 하면 꺼내 주겠지…’
  1. 없었다.
  2. 사서 선생님께서 해명하시는 내용에 따르면,

    국중도에서 장기보유장서의 전자화(쉽게 말하자면 즉 북스캔)사업을 개시하면서 국중도에 없는데 공문 받은 도서관엔 있는 서적을 일제히 전자화해 국중도로 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업은 22년 11월에 끝나지만, 언제 열람 가능해질진 몰?루라셨다.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사서쌤의 이 말씀은 사실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여러분께서 혹시 제가 열람한 과학소년 97년분을 국중도 가셔서 열람하시면, 스캔 말미에 위 도서관에서 전자화했다는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느닷없는 전자화 사업에 응해 국중도로 북스캔 일체를 인계하신
서울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 직원 여러분께 감사인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여러분이 세피로의 기둥보다 더 중차대한 한국 사회의 기둥이십니다.

  1. 장서검색에 더 이상 과학소년 90년대 철본이 없던 이유는 바로 23. 때문이었다.
  2. 그렇게 허망하게 미래소녀 빙봉 연재 1/4세기, 25주년을 날려보내야 했다. 해가 한 번 더 바뀌어 2023년 7월.

2023년

  1. 아니 근데 과학소년 다른 출간본도 국중도 DB에 잡혔는데…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국중도 장서검색을 재시도했다.
  2. ‘과학소년. 48호’ 라는 검색어를 넣었는데 국립중앙도서관 DB에 잡힌다??????
  1. 동앗줄 엉성하게 확인하는 나홀로집에 마브의 마음으로 과학소년 97년 1·2·10월호에 해당하는 69·70·78호를 검색창에 넣어 제출해 본다.
  2. 정확하게 내가 지난 1/4세기간 손에 집고 싶어했던 그게 나왔다.
  3. 와 근데 국중도 사용자경험 진짜 끔찍하더라.

    ID를 5년 이상 로그인 안하면 탈퇴처리되는데 탈퇴된 ID로 재가입이 불가능하댄다. 집에서 디지털열람실 안으로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에 들어가는 태스크와 내가 준비해야 하는 것의 양은 끔찍하고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4. 그래서 장서확인을 해낸 역사적인 주 첫 주말이 오늘(2023년 7월 29일)이었다.
  5. 디지털열람실에 들어가 그간 내 손에 돌아오지 못했던 남은 연재분을 인쇄할 때도 몹시 긴장했었다.
    “컬러인쇄 안되는데요.” 라고 할까 봐.

    다행히도 열람석 설정오류였을 뿐이었고 만원 좀 넘는 값을 치르고 비로소 인쇄했다.
  1. 콜라병 이슬에 인쇄본 한 장 뒷면이 좀 더러워졌지만 인쇄면이 상하진 않아서 이대로 가져왔다. 오늘 처음부터 국중도를 들르려던 게 아니라서 인쇄한 걸 망쳐서 못 쓸까 봐 두렵긴 했다.
  2. 노들역을 지날 때 이 인쇄본을 펴서 읽으니 감회가 너무🥹 비통하고 시원해지더라고. 왜냐하면 정말로 노들역 가까이에 살던 때엔, 죽는 날까지 다신 이 연재분을 내 방에 두고두고 펴다 보는 일이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절망했기 때문이다.
  3.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이 참말이란 걸 확인하는 순간은 얼떨떨하고 적응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