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 페르소나 5를 보고 뭔가 어디서 봤던 것 같은 소재도 있었나?
※이 다음부터 갑작스러운 아무 말 대잔치가 벌어질 예정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여러분의 배경지식을 총동원하실 준비를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우선 이 게임을 이해하시기 전에 미리 독파하고 오시면 게임 이해에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하는 작품들이요,
- 루팡3세
- 클램프 학원 탐정단
- 큐티 하니
- 죠죠의 기묘한 모험(황금의 바람, 스톤 오션)
- 홍길동전
- 브레멘의 음악대
- 주토피아
- 검사와 여선생(신파극)
- 접지전사(본편. 초대작)
- 열혈 시리즈(열혈경파 쿠니오 군, 쿠니오 군의 만가)
- 아서 왕 전설
- 오페라의 유령
- 악튜러스
…더 많이 생각났었는데 당장 소개하려니 여기까지밖에😅 몇몇 작품은 ‘이게 왜 여깄어??!’ 하는 작품도 보이실 거예요…질문해 주신다면 소상히 대답해 드릴게요. 그냥 해설해 드리기에는 시간이 모자랄 것 같으니 다음으로 넘기기로😜 참고로, 저도 저기 소개해 드린 작품 전부를 다 아는 것은 아니에ㅇ🤭
OST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자면…이 노래가 괴도단이 예고장 보내고 나오는(=최종공략단계)노래거든요.
그런데 이 노래 제목은 큐티 하니의 등장 대사예요. ‘당신의 인생, 바뀔 거예요!’라고 하죠.
1분 57초부터 나오는 키보드음은 Dead or Alive의 You spin me round (like a record)에 나오는 코러스와 음계가 무척 비슷해요. 어디서 많이 들었던 것 같았는데 오랜만에 식겁했던 부분. 영상의 2분부터.
또 노래 자체가 무척 이 짤방과 어울린다는 느낌을 팍팍 주죠.
그래서 저는 플레이어 이하 괴도단이 팰리스 주인에게 예고장을 보내고 마음을 빼앗아 개심시키는 과정을 그냥 간단하게 ‘방법한다‘라고 줄여 불렀어요. 사실 우리말 ‘방법하다’라는 표현 자체가 무척 다양했다는 말도 있어요. 해꼬지하거나 못살게 구는 이를 주술이나 신비로운 힘으로 다스릴 때 항상 썼다고 하죠. 그렇다면 괴도단의 개심에는 ‘방법하다’라는 표현만큼 잘 어울리는 표현도 없으리라 생각해요. 나일론 방석 잃은 할머니와 달리 괴도단은 팰리스 주인을 방법하면 주인의 손발이 오그라들지 않고 그동안의 악행을 저지르던 심술이 오그라든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죠.
사실 이건 흥부놀부전의 놀부 박 타는 대목과도 상응하는 면이 있는데, 판본에 따라 놀부의 마지막 박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장비로 설정되는 경우가 있어요. 장비가 놀부의 심술보를 가져가고 놀부는 개심하여 흥부와 화해하기 때문이죠. 플레이어는 놀부의 비뚤어진 마음을 맡아 두러 가는 장비의 역할을 맡고 있는 거죠. 실제로 페르소나5 플레이하는 동안 내내 ‘내가 흥부전 마당극을 기획한다면 조커 코스프레를 한 장비나 장비가 바빠서 대타로 나온 조커와 괴도단을 등장시킨다’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괴도단으로 출연한 성우진들이 근래 많은 애니메이션에 모습을 비춘 이들이다 보니 배우개그가 되는 부분도 많았는데요, 우선 헤테로컾 조합으로 동인에서 인지도가 있는 류안(류지와 안도노) 같은 경우 성우 조합으로만 보면 이미 처음이 아니에요. 도그 데이즈나, 크로스 앙쥬 등에서 이미 커플 콤비 전적이 있던 분들이고……이번에 페5에서 창단 단원으로 나란히 들어가면서 또 이걸 찍으시게 됨.😅
안도노 성우인 미즈키 나나야 오래 전부터 이름 날리던 양반이었으니 조합이 여러 가지가 나오는데 후타바와도 이미 이전에 조합이 있었죠. 심포기어의 히비키와 츠바사.
성우 이야기로 넘어가면 저보다 능통하신 분들이 많으니 이만 줄이자면 오쿠무라 하루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는데,
쾌걸 조로의 복장과도 같은 하루의 괴도복에 도끼를 떼고 레이피어를 쥐어 주면 이 사람이 되어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그리고, 타래 앞부분에서 도쿄 고증을 참 잘 했다고 썼는데 과연 페르소나5 자체가 도쿄 관광 가이드북 대신으로 써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증을 잘 했어요. 페르소나 5 성지순례가 그냥 도쿄 구경 풀코스…😂 리얼로 전철역과 특정 스팟 한두 군데만 묘사하고 마는 동네만 봐도 엑기스를 뽑았다고 생각해요. 페5R에서 기대하는 게 다른 게 아니고 나카노랑 키치죠지 같은 신 스팟을 어떻게 묘사할까 하는 부분일 지경이에요.
플레이어가 타고 다니는 전철 노선에 대해서도…도쿄를 비롯한 일본 전국에는 운영주체가 제각기 다르고 노선 묘사 색상과 분류방법이 모두 별개인 전철노선이 빽빽하게 있는데, 작중에서는 오로지 색상으로만 노선을 구분해 놓았어요. 이 부분은 혹시 플레이어를 비롯한 철도 관심 그렇게 많지 않은 일반인들이 처음 도쿄의 도시철도를 이용할 때 받아들이는 전철망의 형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제가 나름 16년 묵은 철덕이다 보니…이 쪽 취미 없는 사람의 입장을 처음으로 이해해 봤네요. 일반인들에게는 혼돈이나 난장판 그 자체로만 느껴질 뿐이고 이게 극대화되는 것은 메멘토스라고 할 수 있겠죠…..틈만 나면 기분이 나쁘고 틈만 나면 트러블이 나는 와중에 목적도 이유도 모른 채 몸뚱이를 싣고 돌고 도는 닭장으로 묘사했으니까요. 다시 생각해 보니까 그 복잡하고 치열하게 달리는 기찻길을 모나 밴(자동차)으로 누비고 다니는 괴도단의 모습이 무척 배덕감 드네요. 네놈들이 감히 신성한 철도를 모독하느냐! 🤬